직장암은 대장암에 비해 재발이 높아 생존율에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나처럼 직장암 3기의 5년 생존율은 대략 40~60%라고 했다. 단순한 숫자로 보면 절반 이상이 5년을 넘긴다는 의미지만, 나는 그 숫자에 위로받을 수 없었다. 의사는 "치료를 잘 받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나는 숫자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생존율이 평균 50%라는 것은, 절반은 5년 안에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다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나도 그 절반에 포함될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 직장암과 대장암 생존율,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초기(1기)에 암을 발견했을 때는 생존율이 두 암 모두 90% 이상으로 높은편이다. 그런데 2기부터는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3기부터는 직장암의 생존율이 대장암 생존율보다 무려 10%씩 더 낮고, 4기가 되면 직장암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계 | 직장암 5년 생존율 | 대장암 5년 생존율 |
1기 | 90% 이상 | 90% 이상 |
2기 | 65~80% | 70~85% |
3기 | 40~60% | 50~70% |
4기 | 5~15% | 10~20% |
직장암의 생존율이 대장암보다 낮은 이유는 직장이 항문과 가까운 부위에 위치해 있어 치료가 어렵고, 골반이나 림프절로 전이 되기 쉬어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지금도 수술에 항암, 임상시험, 유전자 검사도 했지만 혹시라도 재발이 될까 봐 늘 두려운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3기라고하더라도 치료를 잘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또 다른 자료에서는 재발률이 높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같은 3기라도 예후는 제각각이었고, 나는 과연 어떤 경우에 속할지 알 수 없었다.
- 두려움과 싸우는 시간
생존율을 알게 된 후, 나는 두 가지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렸었다. 희망을 가지려는 나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내가 끊임없이 싸우고 있었다. 가족과 지인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니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지만, 그 말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그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밤이 되면 찾아오는 두려움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
어느 날, 같은 병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치료를 마치고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도 있었고, 재발 후 또다시 기나긴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두려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도 정말 두려웠다. 하지만 두렵다고 그 두려움에 잠식당해 살아갈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도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 나는 생존율에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 숫자가 내 삶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다스려 생존율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기보다는 대신 지금을 살아가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항암 치료가 끝나고 벌써 일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지금도 정기 검진을 받을 때마다 불안하고 긴장은 되지만, 예전처럼 생존율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대신 오늘을 더 의미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 직장암 3기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절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생존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나의 선택과 의지가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것이다. 이글이 직장암 생존율 수치를 보고 두려움과 싸우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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