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암 환자에게 스트레스 관리를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암세포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암에 걸린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치료 과정도 고통스럽고 미래도 불확실한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항암을 시작하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2개월의 병가가 가능했기에 수술을 시작하면서 병가를 냈다. 수술이 끝나고 몸이 점차 회복되자 항암 치료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2개월의 병가가 끝나면 복귀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항암 1회 차를 받고 나서 항암치료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장을 그만두니 당장 경제적인 부분과, 앞으로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정말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항암 치료를 받을 때, 마음이 불안하여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항암부작용이 더 심했다. 오심이 심해지고, 피로감이 극심했다. 반대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한 날에는 상대적으로 몸이 덜 힘들었다.
- 암과 스트레스의 관련성
많은 연구에서 스트레스가 암 발생, 진행, 그리고 회복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부족하다. 대신, 스트레스가 신체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암의 진행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스트레스가 암에 미치는 영향
-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의 면역 체계가 약해진다.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찾아서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NK세포, T세포 등)가 있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이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 결국 암세포가 몸속에서 더 쉽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 염증 반응 증가
만성 스트레스는 몸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장암, 직장암과 같은 소화기 계통의 암은 염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혈압을 높이고 혈당을 증가시키며, 일부 연구에서는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할 수도 있다고 한다. - 건강한 생활 습관 방해
스트레스가 심하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 어렵다. 불안과 우울감으로 인해 운동을 게을리하고, 폭식과 같은 해로운 습관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스트레스 관리가 암 치료에 중요한 이유
암 환자에게 스트레스 관리는 치료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치료를 받는 동안 스트레스가 심하면 면역 기능이 더욱 약화될 수 있고, 치료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이나 식욕 저하가 발생하면 신체 회복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직장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배변 습관 변화나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신체적 회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했던 노력
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어떤 날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시도해 보았다.
- 정보 검색 줄이기
인터넷 검색 및 암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을 읽을수록 불안이 커졌다. 어떤 정보는 도움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걱정만 키웠다. 그래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 운동과 명상
운동을하면 기분이 나아진다고 해서 산책을 시작했다. 뒷산을 한 바퀴 돌고 오면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스트레칭 요가도 도움이 되었다. 잠들기 전, 가볍게 요가를 하며 머릿속을 비우는 연습을 했다. -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암 진단을 받고 나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위안을 얻었다. 그냥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불안한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 작은 목표 세우기
처음에는 "완치"만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완치는 너무 멀게 느껴졌고, 그만큼 불안감도 컸다. 그래서 하루하루 작은 목표를 세웠다. "오늘은 30분 걷기", "맛있는 음식 먹기", "좋아하는 책 읽기", "보고싶은 영화 보기" 같은 것들이었다. 이런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암과 스트레스는 분리할 수 없는 관계인것은 틀림없다.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면역력 저하와 염증 반응 증가 등을 통해 암의 진행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암 환자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지고,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암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적이다. 현재 암 치료과정을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놓인 분들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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