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 폴폭스 항암 치료를 12회 받았다. 힘든 수술과 항암과정을 견뎌냈고, 항암이 끝나면 암세포는 내 몸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몇 개월마다 받는 정기 검진에서 "혹시라도 전이나 재발이 되었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떠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정기 검진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면 초긴장을 해서인지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물론이고 전이나 재발의 문제는 암환자 모두의 고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항암 치료 후 직장암 전이가 발생하는 이유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암세포가 몸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항암을 할 동안에는 암세포가 영향을 받아 활동을 하지 않으니 사라진 것 같아 보여도 항암이 끝나면 남아있던 잔존 암세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전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직장암은 간, 폐, 복막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 간 전이(Colorectal Liver Metastasis, CRLM)
- 직장암이 가장 흔히 전이되는 부위임
-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 복통이나 황달이 나타날 수 있음
- 폐 전이(Pulmonary Metastasis)
-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음
-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 검진이 필수적임
- 복막 전이(Peritoneal Carcinomatosis)
- 복수가 차면서 복부 팽만감이 나타날 수 있음
-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음
타 장기로의 전이가 확인되면 병기가 4기가 된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3기 이지만 전이가 된 순간 4기로 바뀌는 것이다. 일단 정기 검사에서 전이가 확인되면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나는 폴폭스로 항암 치료를 했었지만 폴폭스보다 더 강한 폴피리 항암을 해야 하는 등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 것은 항암제를 쓰지 않을 경우 몸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기 때문에 항암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고식적 항암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전이된 직장암의 치료 방법
전이된 암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완치를 목표로 하는 경우와 암을 조절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로 나뉜다.
1. 추가 항암 치료(FOLFIRI, XELIRI, 표적 치료 병행)
폴폭스 항암 치료를 했음에도 전이가 발생한 경우, 다른 항암제의 조합이 필요할 수 있다.
- 폴피리(FOLFIRI) 요법
- 이리노테칸(Irinotecan) + 5-FU + 류코보린
- 폴폭스와 달리 옥살리플라틴 대신 이리노테칸을 사용
- 폴폭스 내성이 생긴 경우, 폴피리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음
- 젤리리(XELIRI) 요법
- 이리노테칸 + 젤로다(경구 항암제)
-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고, 집에서도 항암 치료가 가능
2. 표적 치료제(아바스틴, 얼비툭스, 파니툭시맙 등)
전이된 직장암 치료에서는 표적 치료제를 항암제와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표적 치료제는 특정 암세포만 공격해 정상 세포의 손상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 아바스틴(Bevacizumab)
- 혈관 신생을 차단해 암세포 성장을 막음
- 폴폭스, 폴피리와 함께 사용 가능
- 얼비툭스(Cetuximab), 파니툭시맙(Panitumumab)
- 특정 유전자 변이가 없는 경우(KRAS, NRAS wild-type)에 사용함
- 피부 발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
3. 전이된 부위 절제 수술(간 전이, 폐 전이의 경우 가능성 있음)
만약 전이된 암의 개수가 적고, 완전히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이 고려될 수도 있다.
- 간 전이의 경우
- 간 전이 병변이 3개 이하이고, 간 기능이 정상이라면 간 절제술이 가능함
- 수술 후 항암 치료의 병행이 필요함
- 폐 전이의 경우
- 전이 병변이 1~2개이고, 폐 기능이 정상이라면 수술이 가능함
- 방사선 치료나 고주파 열치료(RFA)를 병행하기도 함
4. 방사선 치료 및 고주파 열치료(RFA, TACE)
전이된 암이 수술이 어렵거나, 암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나 고주파 열치료(RFA)를 할 수도 있다.
- 고주파 열치료(RFA):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암세포를 태워 제거하는 방법임
- 간동맥 화학 색전술(TACE): 간 전이에 사용되며, 항암제를 간 동맥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임
일단 전이가 확인되면 처음 암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고 한다. 항암 치료도 이미 한번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치료 과정이 이전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항암제도 이전보다 더 강한 것으로 쓴다고 하고,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항암제를 찾아야 하고, 그 힘든 항암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으니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겠는가...
전이가 진행된 상태에서 완치를 목표로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며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이된 위치와 개수에 따라서도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전략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완치가 어렵더라도, 암을 조절하며 살 수는 있다. 나는 40~50회가 넘는 항암을 견디고 전이된 암을 조절하며 장기간 생존하는 환자들도 보았다. 그들은 몸과 마음을 관리하며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전이가 되었더라도 여전히 할 수 있는 치료가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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