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폭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내가 가장 신경 써야 했던 것은 호중구 수치였다.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정상적인 세포, 특히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호중구(Neutrophil)는 우리 몸의 1차 방어선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감염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처음 몇 차례의 항암 치료는 비교적 무난히 받았지만, 치료가 거듭될수록 호중구 수치가 점점 떨어졌다. 그래도 수치가 1000이 넘을 경우는 항암을 진행했지만, 두 차례 정도 1000 이하(900대)로 수치가 내려갔을 때는 항암 치료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겪었다. 항암치료를 한주정도 미루면 자동적으로 호중구수치가 회복된다. 하지만 항암을 받기 위해 준비를 하고 병원에 갔는데 호중구 수치 때문에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게 되면 허탈한 기분이 들며 빨리 항암을 끝내버리고 싶은데 한주를 더 견디야 하니 정말 곤혹스럽다. 그때부터 나는 호중구 수치를 올리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호중구 수치 상승에 좋다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면역력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사실 의사 선생님께 문의하니 음식이 호중구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의 미비하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지만 그래도 나에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했다.
- 항암 치료와 호중구 수치의 관계
호중구는 백혈구(WBC)의 한 유형으로, 전체 백혈구의 약 50~70%를 차지한다. 정상적인 호중구 수치는 1,500~8,000/μL이지만, 항암 치료를 받으면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
- 1,000~1,500/μL: 감염 위험이 약간 증가
- 500~1,000/μL: 감염 위험이 높아짐
- 500/μL 이하: 심각한 감염 위험(호중구 감소증)
내가 폴폭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호중구 수치가 1000이하로 떨어졌을 때였다. 이때 의사는 항암 치료를 연기해야 한다고 했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 호중구 수치를 올리는 방법
호중구 수치를 올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 G-CSF 주사(Neupogen, Neulasta) 투여
- 호중구 생성을 촉진하는 주사로, 일정 수치 이하로 내려가면 맞아야 한다.
- 하지만 주사 후 뼈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 면역력 증진을 위한 음식과 생활 습관 관리
-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호중구 수치가 너무 떨어지면 의사가 주사를 권한다고 한다. 주사를 맞으면 호중구 수치가 금방 올라가지만 뼈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주사를 맞지 않게 되기를 바랐었다. 다행히 의사는 주사를 권하지 않았고 두 차례 모두 한주정도 쉬면서 호중구 수치가 자동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리자고 했다. 쉬면서 호중구 수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아 먹었다.
- 호중구 수치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
사실 항암 치료 중에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 있어도 오심때문에 제대로 먹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항암 초기에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는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음식을 섭취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고단백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했으므로 소고기를 몇 점 구워 먹기도 하고, 견과류와 김, 두유, 검은 반점이 생긴 바나나, 추어탕 등 추천받았던 음식을 챙겨 먹었다. 호중구 수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와 식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단백질은 면역세포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항암 치료 중에는 단백질이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 닭고기, 소고기, 생선: 고단백 식품으로 면역력 강화에 도움
- 두부, 계란, 콩류: 소화가 잘되면서도 단백질이 풍부
- 견과류(아몬드, 호두, 잣 등): 단백질과 함께 건강한 지방도 함유
2. 철분이 풍부한 음식
철분은 혈액 생성과 면역 기능을 돕는 중요한 영양소다. 호중구 수치가 낮아지면 빈혈도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철분 섭취가 필요하다.
- 시금치, 케일: 철분이 풍부한 녹색 채소
- 소고기(특히 간), 조개류(굴, 홍합): 흡수율이 높은 동물성 철분
- 검은콩, 병아리콩: 식물성 철분 공급원
3.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
비타민 C는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철분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항암 치료 중에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귤, 오렌지, 레몬: 면역력 강화에 도움
- 딸기, 블루베리: 항산화 효과도 함께 제공
- 고추, 브로콜리: 비타민 C 함량이 높은 채소
4. 아연이 풍부한 음식
아연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 굴, 조개류: 아연 함량이 높은 해산물
- 호박씨, 참깨: 식물성 아연 공급원
- 소고기, 돼지고기: 흡수율이 높은 동물성 아연
5. 유산균이 포함된 발효식품
장은 면역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기관이다. 유산균이 포함된 음식은 장 건강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익하다.
- 요거트, 김치, 된장: 유익균 공급원
- 된장국, 미소된장국: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발효식품
- 호중구 수치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
음식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 수분 섭취를 늘리기
-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유지했다.
- 가벼운 운동
- 피곤할 때는 무리하지 않되, 가능한 한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혈액순환을 도왔다.
- 충분한 휴식
-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위생 관리 철저히 하기
-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손 씻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했다.
-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항암 치료 중 호중구 수치를 관리하며...
나는 폴폭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호중구 수치가 낮아져 치료를 연기해야 하는 순간을 겪었다. 하지만 음식과 생활 습관을 조절하며 면역력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호중구 수치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우리 몸이 감염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항암 치료를 받으며 호중구 수치가 낮아진다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식단과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작은 변화라도 실천하며 면역력을 유지해 나가길 바란다. 항암 치료는 힘든 과정이지만, 하나씩 신경 쓰면서 관리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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